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자는 동안 얼어 죽는 줄 알았다. 5월이라서 따뜻해졌다고 생각했고, 떨어지는 빗소리에 취해 잠이 들었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이 아팠다. 강원도는 추웠다. 일어나서 차 밖으로 나오니 운무가 나를 반겼다. 화장실에 가서 씻고, 기지개를 켜면서 나오니 카페가 여는 시간이 되었고, 앞에 있는 카페로 걸어갔다.
카페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내대리로 넘어가서 어제 해결하지 못한 성환식당에 오픈런을 하기로 했다. 가보니 다행히 대기번호 19번이었다. 대기하는 동안 좀 걸으면서 동네구경하기로 했다. 비가 촉촉 내리는 곳에 읍내거리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다시 돌아가니 앞에 3팀 정도 남았다. 따뜻한 안 쪽에 들어가서 기다리니, 내 차례가 되었고, 그렇게 고대하던 오징어물회를 먹어보았다. 배맛에 시원하니 참 맛있었다.
그렇게 점심 배를 채우고, 고석정국민관광지로 향했다. 들어가니, 다행히 주차는 무료라서 부담없이 주차할 수 있었다.
국민관광지 안에는 카페, 로컬푸드마켓, 농업전시관, 관광정보센터 등이 있었다.
내부 편의시설들을 즐기고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면서 주인 분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예술가 기질이 있으신 주인 부은 기타도 치시고 노래도 부르시는 분이신데, 서울생활은 도저히 맞지가 않아서 철원에 자리를 잡으셨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나의 차박 얘기가 나왔다. 성환식당에 오징어물회를 먹으로 왔다고 하니까 주인분께서 묘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원래 원조집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성환식당에서 장사하시던 분이 넘기고 다른 곳에서 장사를 시작하셨는데, 백종원의 '님아 그 시장을 가오'에 지금의 성환식당이 나오면서 빵 떠버렸다는 것이다.
다 자기 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그래도 기본적인 맛이 없으면 백종원의 '님아 그 시장을 가오'에 나올 수가 없지 않은가! 운과 실력이 절묘하게 맞은 것이다. 그래도 얘기를 들었으니 안 갈 수가 없어서, 오늘의 저녁은 그곳에서 해결하기로 결심하고, 자리를 고석정으로 옮겼다.
다행히 국민관광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았다. 가는 길에 이것저것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를 가지고 가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거대하고 우람한 남자의 동상이 있었고, 그 뒤 쪽에는 두루미의 형상을 한 분수도 있었다. 아마 임꺽정이지 않을까 싶다.
조금 더 들어가니, 공원이 하나 나왔다. 88서울올림픽 기념이라고 한다. 철원에 올림픽 기념공원이라니! 조금 신기하다. 당시 전국적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조금 더 들어가니 세종강무정이 나온다.
세종강무정에 오르니 드디어 한탄강이 보였다.
고석정으로 들어간다!
내겨가면서 영화와 드라마 배경 기록물들이 쫙 펼쳐져 있기에 찍으면서 내려왔는데, 철원에서 이렇게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찍었는지 처음 알았다.
드디어 고석정 도착이요!
시원시원하다! 비까지 와서 그런지, 내려가는 강물이 더욱 시원하다!
1시간 정도 걷고 사진 찍다보니, 다시 배가 출출해졌다. 이제 그만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카페에서 들었던 오징어물회 원조 집에 가서 저녁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철원 차박 여행은 마무리가 되었다. 첫 여행에 준비도 없이 간 여행이라서 그런지, 재밌게 즐겼지만, 너무 피곤했다. 다음부터는 준비를 더 해서 가야겠다. 특히 여름이 아니라면 침낭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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