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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宿泊)

밀레니엄 힐튼 서울 : 이제는 사라진 한국 최초의 고급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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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힐튼 서울


가는 길

 남산을 자주 오르락 내리락하며, 저 'Hilton'이라는 간판을 단 호텔을 보면서 저기는 누가 지내나 궁금했다. 매번 그렇게 궁금증만 가지고 지나가던 호텔이 대한민국 최초의 고급호텔이고, 이제 사라진다고 한다. 사라지기 전에 꼭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핸드폰 Task에 저장해놓고, 계속 미루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해서 12월 마지막 주에, 패팅을 껴입고, 차가운 겨울바람을 헤치고 회현역으로 나간다. 

 

 

“분신 같은 힐튼 헐린다니 마음 아파… 건축유산으로 ‘부분 보존’을”[M 인터뷰]

■ M인터뷰 - 김종성 원로건축가고 김우중 회장이 직접 제안83년 남산 경사진 땅에 완공伊 대리석 · 美 참나..

www.munhwa.com

 

남산과 ‘40년 공존’ 모더니즘 걸작… 철거 위기 넘어 ‘또 다른 공존’ 도전[건축 오디세이]

서울 남산 밀레니엄 힐튼 호텔 미스 반데어로에의 제자 김종성 김우중 회장 요청으로 호텔 설계 유리 조형물 통해 지하도 자연광 유럽 대리석·켄터키 참나무 공수 존 그레이엄, 호텔 인테리어

www.seoul.co.kr

 

 

 

밀레니엄 힐튼 서울 (운영 종료) : 네이버

방문자리뷰 1,398 · 블로그리뷰 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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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현역 4번출구로 나와서 고가도로 밑으로 지나가면, 왼쪽에 작은 계단이 보인다. 아차 하면 지나가기 쉽지만, 이쪽으로 올라가야 호텔로 이어진다. 서울시문화재인 한성성벽을 보면서 올라가니, 날이 추워서 그런지 올라가는 차들의 바퀴가 계속 헛도는 것이 보인다. 아차 하면 뒤로 넘어가겠구나 싶지만, 꾸역꾸역 잘도 올라간다. 

가는 길

 꾸역꾸역 걸어서 올라가니, 또 다른 고가도로 뒤에 가려진 힐튼 호텔이 드러난다. 생전 고급호텔이라는 곳에 처음으로 들어가보는 순간이다. 

가는 길

인테리어 및 분위기

외부 인테리어

 배산의 풍수지리를 따르지 않고, 남산을 감싸는 형태로 지었다고 한다. 덕분에, 스위트룸에서 보이는 남산뷰는 최고라고 한다. 바깥에서 본 호텔은 고급스러운 거대한 병풍이 40년의 세월 동안 굳건히 잘 버텨줬다는 것을 느낀다. 

로비

 호텔 로비로 들어가니 좌우에 편히 쉴 수 있는 자리들이 있다. 한 번 앉아보고 싶지만, 사진이 먼저라 나중을 기약한다. 가운데는 황금색 트리가 장식하고 1983년에 설립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반이 보인다. 저 밑에는 자선열차가 있지만, 먼저 로비를 다 돌아보기로 한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니 포토존이 보인다.

포토존

 혼자 왔기에 스스로를 찍지는 않았지만, 단아함이 느껴져서 좋다. 마지막을 기념하는 'forever' 단어가 눈에 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힐튼호텔의 역사가 세워져 있다.

힐튼호텔 역사

 역사관을 한 번 쫙 훑어보니 '호텔 델루나'에서 보여준 영혼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영혼들의 휴식을 위해서 살아간 '호텔 델루나'의 일원들처럼, 힐튼 호텔의 일원들도 사람의 휴식을 위해서 살아온 것이 느껴진다. 이제 하이라이트인 자선열차를 보기 위해서, 지하로 내려가본다.

힐튼호텔 모형

 자선열차 한 가운데에는 힐튼 호텔이 조각되어 있고, 그 주변에 기찻길이 조형되어 있다. 동전을 던져서 기부할 수 있는데, 꽤나 많은 동전들이 보인다.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는 모습이, 어렸을 비디오로 빌려본 '후뢰시맨' 같은 슈퍼전대 시리즈를 떠오르게 만든다. 예나 지금이나 작은 조형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추억과 감성을 갖게 만드는 것 같다. 한 바퀴 돌아보고, 메인기차를 보기 위해서 다시 내려가본다.

자선기차

 내려가면서 찍은 영상에는 자선열차와 함께,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한 어머니의 모습이 찍혀있다. 두 아이의 부모라니 너무 부럽다. 나도 언제쯤이면 저렇게 자식들을 데리고 다닐 수 있을까!

자선기차

 마지막 지하로 내려오니, 칙칙폭폭 자선열차가 보인다. 어렸을 때, 부잡집 도련님 집에나 있던 그런 기차가 눈에 보이니, 80년대가 비디오처럼 지나간다. 잠시 마음이 응팔에 다녀온다. 그리고는 카메라에 담고 싶어 비디오를 눌러본다.

자선기차

 추억에 잠겼던 가슴을 잡고 주변에 있는 가게와 사진을 한 번 찍어보고 올라간다.

지하1층

 다시 1층으로 올라와서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니, 장식 가게와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보인다. 

카지노 가는 길

 카지노에서 다시 돌아와 양해를 구하고, 1층 식당 사진을 찍어본다. 석양이 비치는 창문으로 시작하여, 와인저장고와 연회시설을 한 번 돌아본다. 가운데, 바도 있는데, 모던한 느낌이 참 좋다.

1층 식당

 나와서 2층으로 올라가본다. 2층에는 양장점, ATM, 공중전화, 소파, 세탁실 등이 있고, 1층 로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2층 로비

 호텔을 걷는 것도 힘들다. 걷다보니 땀이 흐르고, 스마트와치에서는 하루 운동량을 다 채웠다는 알람이 떠오른다. 그래도 여기서 뭐라도 먹고 가야 할 것 같은데, 식당은 식사가 안된다고 해서, 카페로 향한다.


요리

힐튼 호텔 카페

 14,000원짜리 샌드위치와 6,000원짜리 커피를 들고 자리를 잡아 앉는다. 로비에서 자리를 잡을려고 했지만, 만석이라 아쉽게도 자리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통로 쪽에 자리를 잡아서 샌드위치를 펼친다.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

  먹으면서 주변을 둘러 보는데, 아래에 있는 자선열차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도 모르게 그 행복한 모습들을 담고 싶어서 다시 핸드폰을 꺼낸다.

자선열차

 배가 많이 고팠나보다. 샌드위치가 게걸스럽게 들어간다. 다 먹고 나니, 졸음이 몰려온다. 이제 그만 나가야겠다. 화장실만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신기하게도 호텔문을 나서는 즉시 핸드폰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 마치 이제는 그만이라는 힐튼 호텔의 메시지가 전해진 것 같다. Good Bye!


시설 및 서비스

주차장, 남녀 분리된 내부 화장실, 냉난방 에어컨

화장실


한줄평

1983년생 고전, 4살 어린 동생이 다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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